[이모저모 마을이야기] 커뮤니티 공간이 주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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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힙한 카페 한치각이 협업공간이라고?
by. 손선연
평택 송산동의 국제시장거리의 한 골목에 아주 힙~한 스타일을 뽐내는 카페에 다녀왔다. 분명 주민들의 협업공간이라고 들었는데 강렬한 색감과 디자인에 입구부터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이기도 했다.
한치각은 평택 신장2동 중앙시장로 11번길 9-2 소재해 있으며 총 3층 규모로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전시장, 3층에는 공유 텃밭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되는 한치를 이루는 각으로 된 목재를 한치각이라고 하는데 문화 활동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하자는 의미로 협업공간의 이름을 한치각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카페 천장 곳곳에 한치각을 노출시킨 곳들이 많이 보였다.
송산동은 미군부대가 있던 동네라서 1950년대부터 미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곳이며 90년대까지 미군들의 소비로 호황기를 누렸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미군들이 사라지고 없지만 그 문화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평택의 핫플레이스로 상권을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직접 찾아가 거리를 걸어보면 눈을 돌릴 때마다 이국적인 배경이 되어줄 벽화들이 골목골목에서 나타나 누구든 반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인 것 같았다. 화성에도 이렇게 특색있는 문화의 장점을 살린 마을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그 골목의 한 켠에 자리잡은 한치각은 타투이스트였던 빈울 대표가 코로나가 한참이던 2020년에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중인 협업공간이자 평택문화의 거점이 되어 주는 동네 사랑방처럼 드나들기 좋은 카페다. 1층에는 맛있는 커피와 수다를 나눌 수 있고 2층은 평택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인데 문화사업으로 협업하는 작가들의 전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시관람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멋진 공간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너무 컸던만큼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1년 내내 전시되는 공간으로 한치각이 더 많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한치각이라는 공간의 어느 곳이든 빈울 대표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처음엔 혼자서 만들기 시작한 공간이었지만, 찾아오는 주민들과 손님들의 자발적인 그림과 글이 공간을 메우고 자연스럽게 조화로워지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 같았다. 오래된 공간을 덧방작업을 하기도 하고, 디시 뜯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옛 흔적을 발견하면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로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한치각의 인테리어는 현재 진행형인 듯 했다. 타투이스트인 그를 닮아 자유분방함이 곳곳에 묻어나는 멋스러운 공간이었는데 “인테리어의 외형은 조명과 에어컨이면 충분해요, 공간도 움직이고 살아있어야 해요.“ 라는 빈울 대표의 말이 가슴 속에 확~ 와 닿았다.
문화 불모지에 가까웠던 평택을 다시 찾아와 이태원이나 홍대처럼 예술인들이 몰려 들어 그 다음 세대들도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빈울 대표는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예술이 삶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예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거듭 말해주었다.
“공간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삶 속에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는 것이며, 마을에 대한 매력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는 그의 말이 꼭 한치각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작과 끝에 없어서는 안 될 한치각
by. 김민영
한치각이란 다루끼(약30m 정도) 를 뜻하는 말로 건축 현장용어이다.
공사 시작의 구조재로 쓰이기도 하고, 또는 인테리어 마무리 마감재로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한치각은 시작과 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쓰임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한치각 공간이 평택에 존재하고 있다.
기초 시공 시 사용되는 구조재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건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듯, 평택의 한치각은 지역의 협업공간으로써, 청년작가들에겐 전시공간으로써, 주민에게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간이다.
한치각이 어떻게 지역과 연결되고, 골목상권을 붐업시키고 있는지 배우고자, 화성시마을공동체 이모저모 글쓰기 팀이 한치각이 있는 평택으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그래피티 벽화와 철도, 예술가와 청년작가, 걸어다니는 외국인들이 있는 평택중앙시장 한켠에 존재하고 있는 한치각은 20여년간 타투이스트로 홍대에서 활동하던 주인장이 고향으로 내려와 1년 정도 스스로 고치고 만들며, 경기도 문화공간조성사업으로 겨우 마무리하여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오픈을 하였다.
평택 신장동은 50년대부터 주둔했던 미군들이 살리고 있던 곳이 미군들이 떠나자 죽어가는 지역으로 변하고 있었다. 잘나가던 타투이스트가 왜 아무것도 없는 고향으로 내려와서 고생이지? 평택은 아무것도 할 게 없는데?
하지만, 대부분 남아있는 80년대 그대로의 건물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주인장의 눈에는 모든 것이 컨텐츠였던 것이다.
지금도 남들과 다른 한치(시선)로 골목의 협업공간 한치각은, 아직도 덧 되어지고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는 중이다.
끊임없이 어떻게 해야 도시가 살아남을까?
사업을 위한 도구로써가 아닌, 재미와 만족을 주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자 사람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캐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한치각.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런 공간을 유지하고 마을을 위해 활동하는 부분에서
힘든 부분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인생의 반려자가 이런말을 했기에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없으면 같이 힘든게 당연하지, 당신이 못벌어서 우리가 힘들잖아~라는 말이 어딨냐” 고.
마지막으로,
어떤 공동체가 생기면 좋을까, 발굴하고 육성하는것만이 아닌, 그들이 활동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마을의 디렉터를 발굴하는데 힘써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밝게 웃으며 수줍어하는 주인장의 얼굴처럼, 앞으로도 화성시마을공동체도 이런 협업공간도 생기고 다양한 공동체들이 즐거운 표정이 만발하는 화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작은 공간의 기적을 일구는 생크림작은도서관'
by. 김영신
출입구 앞에 놓여있는 여러 종류의 신발들. 엄마랑 아기 신발은 나란히. 급하게 뛰어 들어간 친구들의 신발은 여기저기 소란스럽게. 조심스레 가지런히 신발장에 올려놓은 얌전한 신발도 있다. 매일 오후가 되면 생크림작은도서관 입구는 여러 신발들로 발디딜틈이 없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날이면 도서관은 더욱 인기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고, 물도 마실 수 있고, 거기다 재미나는 책들이 삼면 가득 채우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생크림도서관이 문을 연 것은 2020년이었다. 2020년이면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절이었다. 엘크루아파트 주민들이 의기투합해서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마침내 개관 준비를 마쳤지만 코로나로 여러 차례 연기 끝에 마침내 8월 22일 개관식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어려운 시절이라, 개관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에게 팥떡을 나눠주는 것으로 간소하게 개관 행사를 가름할 수밖에 없었다. 개관하고 2년 동안도 코로나로 운영이 어려웠다. 책을 빌리러 오는 사람도 적고, 심지어 단지 내 주민이라도 작은도서관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그럼에도 여러 프로그램들을 개설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자원봉사자를 모으고....
이제 5년이 된 작은도서관은 그야말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생크림작은도서관은 하루종일 바쁘다. 오전부터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오후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물론, 책을 보러오는 사람들 등 북적북적 바쁜 나날이 펼쳐진다.
2024년 상반기에 진행된 프로그램들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성인들을 위한 페이스페인팅 강좌, 명리학 왕초보 교실, 타로 인문학, 아크릴화 취미미술 등이 있었고,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보드게임, 말랑말랑 다양한 글쓰기, 생크림 아뜰리에 미술교실, 책이랑 체스랑 생각더하기 교실, 영어놀이교실, 역사체험교실, 꼼지락 꼼지락 전통공예 등 정말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루어졌다.
과연 작은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프로그램 운영을 보면 마치 대형 문화센터인 것도 같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또 모임들이 이루어지니 큰 카페 인 것도 같고. 하지만 실상 생크림작은도서관에 가면 그냥 작고 아담한 공간에 책이 소담스럽게 꽂혀 있는 작은도서관일 뿐이다. 여기서 마을의 ‘작은공간’의 ‘기적’을 만나게 된다. 규모와 상관없이 마음만 있다면 그곳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인생공간’이 될 수 있는 기적.
세상에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는 공간은 없겠지만, 어떻게 보면 없어도 되는 ‘작은도서관’이 있음으로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행복’으로 이끌고 있다. 생크림작은도서관의 이름의 뜻은 ‘생각이 크는 숲’이다. 이 작은 공간에서 매일 생각이 크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도담도담작은도서관
by. 전경화
정겨운 농촌 풍경과 도심환경이 어우러진곳
야목5리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사랑방을 소개합니다.
‘2018년 마을만들기 공간조성사업’으로 탄생하여 지금까지 마을 주민들의 커뮤니티 활동공간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함께 모여 마스크를 만들어서 노인분들에게 나누어주는 따뜻한 행사들도 사랑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작은도서관사업, 이루리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선정되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활동하면서 서로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어른들 대상 프로그램은
(자서전 쓰기 수업, 꽃차 만들기 수업, 종이접기 수업, 꽃꽂이 수업, 요가수업, 페이스페인팅 수업, 캘리 수업, 양말목 수업, 마끄라메 수업, 수세미뜨기 수업, 정리수납 수업,미싱수업, 네일아트수업, 강정만들기 수업)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은
(요리수업, 보드게임 수업, 중국어 수업, 라디오 녹화 수업, 스톱모션 수업, 마술공연, 그림책수업, 작가와의 만남)
공간은 작지만 많은 활동을 담아 낼 수 있는 큰 가치를 뽐내고 있는 사랑방입니다.
1년에 한 번씩 마을축제가 열리면 사랑방에서 배우고 받은 것을 마을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폐현수막으로 가방, 앞치마, 소창행주를 만들어서 나누어주기, 레몬청을 담궈서 따듯하게 대접하기, 강정을 만들어서 나누어 주기, 캘리 작품 전시회, 페이스페인팅 봉사단들도 함께 화합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사랑방 안에는 작은 냉장고가 하나 있습니다. 각자 집에서 반찬 한가지씩 가지고 내려와서 펼쳐놓으면 도담도담 부페가 만들어집니다.
사랑방은 매주 수요일마다 오후 3시에 그림책을 주제로 어른들의 동아리가 1년 6개월째 열리고 있습니다. 서로를 깊게 알아가고 배려, 사랑, 감사, 나눔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사랑방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사랑으로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을 빚어가고 있습니다.
7월 어느날의 나들이
by. 이현정
바쁜 일상으로 정신없던 어느날 송탄으로 나들이 가자는 제안은 정말 달콤한 유혹이었다.
송탄하면 송탄햄버거가 내가 알고 있는 전부인데 그곳에 이름도 생소한 <협업공간 한치각>에 함께 가보자니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손들고 가보기로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동탄에서부터 40여분 거리.
가뿐하게 다녀올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출발하였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만 넣고 찾아가겠다고 나선 나는 주차장이 없다는 말에 송탄시장 입구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한치각을 찾아 나섰다. 네이버 지도에서 안내한 데로 따라갔는데... 안보인다...
어디있는 걸까?
이곳 주민인 듯 싶은 길가는 행인에게 물어도 보고, 시장 상인에게도 물어봤는데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으며 헤메인지 30여분.
상인 한 분이 무더운 날씨에 헤메는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저쪽에 카페 비슷한 것이 있는데 거기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하시며 나를 골목 안쪽으로 안내했다.
드디어 찾았다. 협업공간 한치각~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주는 사장님.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시간이라 손님 하나 없이 사장님과 나만 있어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시원한 에어컨바람에 흘린 땀을 식히고 있노라니 봉담에서 출발한 일행이 들어 왔다.
자리를 잡고 시원한 아이스라떼와 음료들을 한 잔씩 받아 한 모금 입에 머금으니 이제야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거칠게 뜯어낸 듯한 벽체와 덧댄 듯이 이어붙인 합판들, 노출되어 있는 천정모습.
그리고 한쪽 벽에는 손님들이 그려놓고 간 듯한 작은 그림들이 붙여져 있었다. 마치 80년대 카페를 보는 듯 했다. 테이블과 의자도 자리마다 특색이 있게 모두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어 여러 번 찾아와도 안자있는 자리마다 다른 기분으로 기억될 듯 하였다.
우리는 가장 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사장님께 공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협업공간 한치각은 2020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송탄의 신장동 중앙시장에 문을 열었다.
1층은 누구나 편하게 차한잔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공간, 2층은 전시공간인 겔러리 그리고 3층은 테라스와 옥상텃밭으로 만들었다. 한치각은 지역문화 연구, 문화 예술 행사 기획 및 운영, 전시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여 함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빈 상가들이 늘어나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하신 사장님은 “서울의 익선동이나 삼천동이 골목상권을 잘 살려 관광객들을 유치하잖아요. 우리도 그들처럼 중앙시장 골목상권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들려주셨다.
시장 안의 문화공간 한치각은 보기에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 품고 있는 사장님의 포부를 듣고 나니 머지않아 송탄 중앙시장의 보석같은 공간이 될 것만 같았다.
이번 방문에는 1층 카페에서만 머물다 왔는데 다음에 또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2층 전시관과 3층 테라스도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마을의 커뮤니티룸
by. 최선희
공간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아무것도 없는 빈 곳.
두 번째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로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
세 번째 영역이나 세계를 이르는 말.
나에게 공간은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는 자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공동체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에게 공간은 사전에서 소개하는 세 번째의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활동의 영역이나 가치관 더 나아가 세계관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거나 책을 읽거나 대출하는 공간도 되지만 여러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관은 티켓, 굿즈, 먹거리 판매등 다양한 상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면서도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번은 내가 만든 영화를 상영관에 걸고 싶은 욕구를 담고 있으며 스크린을 통해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공간은 물리적으로 물체가 존재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가치를 담는 장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공간이 필요하다. 상가에 눈에 띄게 많은 커피숍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도 그 필요에 의한 이유일 것이다. 가족은 집이라는 공간을 갖고,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으로 모이고, 직장인은 회사라는 공간에서 활동을 한다. 모이고자 하는 사람들은 있는데 공간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면 반대로 공간은 있는데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이용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계속해서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야 할테지만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와 같은 답을 내릴 수 없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최근 경기도 공익단체들과 공간에 대한 생각을 나눈 적이 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간의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수원의 어떤 환경단체는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컨테이너를 빈 공터에 두고 그곳에서 회원들이 모여 회의도 하고, 식사도 하고, 캠페인을 열기도 한다. 본인들은 열악하다 생각하지만 그 마저도 없는 다른 단체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공간이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우리 마을에도 커뮤니티룸이라는 공간이 있다. 원래의 기능은 도서관이지만 도서관을 개관하지 않아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회의를 하거나 마을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사용중이다. 비록 임시 공간으로 사용중이라 공간이 예쁘게 다듬어지지도 정돈 되어 있지도 않지만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 있고, 더운 여름엔 시원하게 그늘도 되어 주고, 어두운 밤 밝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공간이다.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함께 모이는 사람들이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공간은 곧 삶 그 자체가 되는 것도 같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주어진 공간에서 많은 일들을 마주한다. 어느 노래의 가사말처럼 함께 써내려 갈 추억의 한페이지가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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