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봄] 어쩌다 보니 마을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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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마을활동
어쩌다 보니 2년만 살려고 했던 화성시라는 마을에서 23년을 살게 되었다.
낯선 도시,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한 삶을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남편을 따라 화성에 왔지만 좀처럼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웃들과도 좀처럼 사귀지 못했다.
아이들과 함께 낯선 도시에서 세월은 나에게는 오롯이 가정에 집중하는 시간이라 좋기도 했지만, 육아는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은 심심한 엄마보다 친구가 필요했다.
그러다가 집에만 있던 큰아이가 4살에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큰아이는 내가 적응하지 못해 못사귀던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또 집으로 데리고 왔다. 자연스레 나는 아이 덕분에 친구도 만들어지고 공동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육아가 편해졌다. 그리고 낯선 이 마을에 스며들었다.
마을은 다양한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람들과의 교류로 인해 다양한 문제를 듣게 된다. 환경 문제, 교육 문제, 복지 문제 등...
부당한 일을 들어도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아니까 누구라도 나서야 했다. 어쩌다 보니 리더를 맡은 내가 나서게 되었다.
마을의 문제가 해결되고 어쩌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많은 교육도 받게 되었고, 주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역량도 쌓여갔다.
새마을지도자부터 시작된 마을 활동이 어느덧 20년이 되어간다. 화성의 마을도 그만큼 많이 바뀌었다. 선배 활동가들의 드러나진 않지만 스며드는 마을 활동이 지금의 화성시를 만든게 아닐까 싶다.
나에게 화성시는 불편한 마을이고, 정 붙일 곳이 없는 마을에서 이제는 내가 살아온 고향보다 더 친근한 마을이 되어갔다.
마을에서 이웃들과 함께 산다는 것이 때로는 사람 간의 관계에 피곤함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 위로받을 때가 많다.
어쩌다 오게 된 화성, 그리고 어쩌다 하게 된 마을 활동이 나의 살아온 인생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지금 어쩌다 만난 새로운 이웃들과 새로운 마을 활동을 하고 있다. 계획되지 않아서 좋다. 마음에 맞는 좋은 사람들과 관계하며 행복한 마을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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