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마을기록단] 마을 그리고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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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그리고 활동가
글 최선희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 말처럼 나도 내 아이들이 살아갈 마을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마을 활동을 시작했다. 비록 작고 소박하지만, 누군가에게 마을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나 역시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돌봄이 필요한 '마을 속 아이'임을 깨닫게 되었다.
2011년, 낯설고 관심조차 없었던 향남에 잠시 머무를 생각으로 왔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이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품고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바꾸었을까? 바로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와 내 가족을 따뜻하게 환대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나 또한 내가 만나는 이들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그들로 인해 마을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혹자는 말한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어서 그렇다고.
처음에는 그들을 활동가와 주민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점차 모든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활동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웃을 염려하고 안부를 묻고,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마을 속 활동가였다. 내가 생각하는 활동가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만은 아니다.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 이웃과 어울리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활동가이다. 그저 내가 먼저 다가가려는 마음, 그것이 우리가 가진 작은 차이일 뿐이다.
우리 마을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작은 씨앗이지만 내 안에 있던 활동가로서의 마음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가고 있다. 나의 변화가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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