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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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면 쌍정1리 마을 한 바퀴 

by 손선연

송산면 쌍정1리는 화성시에서도 한적하고 소박한 매력이 넘치는 곳이더라구요. 넓은 화성시의 구석구석을 다 둘러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마을 한 바퀴’ 체험을 통해 처음 발을 디뎌본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했어요. 사실 출발 전부터 은근 기대가 컸죠. 화성시 특산물인 포도 따기 체험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졌어요. 한 번도 직접 따서 먹어본 적 없는 그 신선한 포도라니!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냈던 저에게도 신선한 체험이 되어주었어요.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을 반겨주신 분들은 쌍정리의 마을 어르신들이었어요. "즐겁게 마을 한 바퀴 돌아보시고 재밌게 즐기다 가세요!"라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처음 보는 동네였지만 금세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구요. 환대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고 회장님의 인솔을 받으며 마을을 걷기 시작했어요.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둔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바라기와 바람개비도 만날 수 있었어요. 이곳이 얼마나 정감 있는 곳인지 서서히 느껴지더라구요.

첫 번째 체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도 따기였어요. 아, 그 향긋한 포도송이들! 마치 나만의 작은 농장을 운영하는 기분을 잠시나마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직접 가위로 송이를 툭툭 자를 때마다 포도 송이의 무게감이 손에 전해졌고, 그와 동시에 달콤한 포도의 향이 코끝을 맴돌았어요. 주최 측에서는 2송이만 딸 것을 당부했지만, 넉넉한 마음의 회장님이 포도 1~2송이를 더 손에 쥐어주시는 그 순간! 이게 바로 농촌 인심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수확한 포도는 한쪽에 쌓아두고, 소쿠리에 가득 담긴 깨끗이 씻어낸 포도들을 맛볼 땐 너무 좋더라구요.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포도 향과 달콤함은 더운 날씨로 지친 몸과 마음을 순식간에 풀어주더라고요. 마치 고단함을 잊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한 느낌이었어요.

이후에는 ‘마을 한 바퀴’의 하이라이트인 마을 투어가 이어졌어요. 마을 이장님이 선두에 서서 쌍정리 곳곳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주셨는데, 조용필 생가부터 시작해서 조선시대 고택, 신돌재에 얽힌 이야기까지 재미난 얘깃거리가 끊이질 않았어요. 그 중에서도 종이 달린 도토리나무 이야기의 비밀을 유추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던 걸까? 그게 진짜일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신기한 마음에 눈을 떼지 못했어요. 마치 책 속 이야기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재미있더라구요. 아마, 그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시골길에서 만난 한 그루의 나무에 불과했을텐데 이장님의 이야기 덕분에 특별한 나무를 만나게 된 셈이죠.

꽃길을 지나 한참을 걷다 보니 슬슬 배가 출출해졌어요. 마을 회관으로 돌아오자마자 환상적인 비빔밥 한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부녀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비빔밥과 제육볶음, 그리고 부침개까지, 집밥보다 더 따뜻하고 푸짐한 한끼였어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식사가 되어주었어요. 더위 속에서 진행된 조금은 고단했던 체험시간이었지만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어요.

마을 한 바퀴 체험은 준비 시간의 부족으로 약간의 미흡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따뜻하고 포근한 시골 분위기는 인상적이었어요. 쌍정리 주민 분들의 환대와 진심을 마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예요. 체험 과정이나 스토리가 조금 더 다듬어지고, 더위가 한풀 꺾인 시기에 진행된다면 가족 단위로 오기에도 안성맞춤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산면의 매력적인 역사와 특산물을 접목한 이 체험은 분명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농촌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을 한 바퀴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포근한 추억을 마음에 담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 정말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