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이어지듯 마을공동체 활동도 그렇게
페이지 정보
본문
금미선(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새싹마다 꽃봉오리마다 설렘을 한가득 담은 봄이 우리 곁에 돌아왔다.
계절의 순환은 인생과 얼마나 닮았는지,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자연스레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공동체에 속하고 그 안에서 성장한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어느 시점이 되면 부모형제의 울타리를 벗어나, 마을이라는 더 큰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을 이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관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관계 형성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그렇지 못한 이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우분투(Ubuntu) 정신으로 개인을 넘어서 마을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도모하는 것이 바로 마을공동체 활동이다.
마을만들기 강의를 할 때, 마을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면서 가끔씩 고민이 된다. 어쩌면 내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럴 때마다 마을만들기의 온전한 취지를 새삼 되짚어본다.
마을 구성원이면 누구나 마을활동가가 될 수 있고, 나는 그저 조금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신입 활동가나 예비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마을활동을 돕는 것뿐이라고. 그것이 내 역할이고 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물론 내 앞에도 더욱 안전하고 정겨운 마을살이를 위해 힘써온 선배들이 있다.
마을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한 그분들 덕에 우리 공동체의 오늘이 가능했다. 그 노력들을 상기하면서 나 역시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활동을 지속해나가고 싶다.
영국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의 저서 <고립의 시대>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발달한 초연결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겪는 외로움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고 한다. 그럴수록 이제 공동체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건강한 공동체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으며 공동체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데, 고립이라는 시대적 위기를 마을공동체의 힘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나 + 너 = 우리’라는 등식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이 봄이다.
- 다음글 화성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가족지원센서와의 간담회 24.04.10
- 이전글[이모저모 마을이야기] 미리보는 2024년 마을공동체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