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마을기록단] 우리 마을에서 만난 사람(人)
페이지 정보
본문
우리 마을에서 만난 사람(人)
말 한마디로 아빠를 얻은 나
by. 김민영
잘나가던 시간을 뒤로 하고, 뿔뿔이 흩어져있던 가족들은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요양을 했던 봉담으로 모였다.
사실 봉담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요양하기 위해 잠깐 살았는데 자식들은
적응을 하지 못해, 1년만 살고 모두 다시 도심으로 나갔던 곳이다.
그런 곳에 성인이 되어 다시 모인 가족들
봉담에 아는 사람도 한명도 없고
마음을 털어놓은 곳도 없는 서울사람에게는 그저 낯선 봉담이였다.
우연히 2015년 봉담주민자치위원회라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여 활동하게
되었는데 워크샵을 간 자리에서 저 멀리 앉아계신 분께 자꾸 눈이 간다.
말투, 성격 등 돌아가신 아빠의 향기가 느껴졌다.
자리를 옮겨, 용기 내어 말 한마디 붙였다.
“돌아가신 우리 아빠랑 너무 비슷하세요”
“그래? 그럼 아빠하지 뭐!”
그렇게 난, 내 인생 두 번째 아빠를 얻게 되었다.
지금도 난, 언제든지 밥먹고 싶다, 쌀이 없다, 힘든일이 있다 등 나이만 먹은 철없는 아이의 어리광을 부려본다.
나의 아빠의 이름은 바로 차*기.
“아빠! 연락 자주 드리지 못해도, 뵙지 못하도 늘 마음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마을과 어울리는 풀꽃 시인 "나태주"
by. 전경화
장대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6월 23일 토요일 .
나태주 시인이 화성시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손을 잡고 비속을 뚫고 뛰어갔다.
그 곳은 바로 작은 도서관.
마을주민들과 아이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풀꽃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그의 우리말 사랑은 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누구보다 한글을 사랑하는 나태주 시인의 한글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시를 쓰는 늙은 나태주입니다.
공주에 살고 있고요,초등학교 교사로 43년 동안 일하다가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현재는 공주에서 나태주 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의 시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널리 애송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나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으실까요?
A. 독자들은 간결하고 짧은 시를 선호합니다. 제 작품 중에는 [풀꽃]이라든가 [행복]이 그런 시입니다. 하지만 저는 [멀리서 빈다] 라든지 [시]와 같은 작품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Q. 미래가 불안하다고 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일가요?
A. 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예술가를 뽑으라고 하면 괴테를 뽑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 청소년들에게 (인생은 속도가 아니다. 방향이다.)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북콘서트를 뒤로 하고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주민들과 함께 마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시간도 가치가 있고 감사로 채워졌다.
내겐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그녀
by. 손 선 연
첫 만남부터 어쩌면 짝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외사랑인데 나중엔? 그냥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아마 부모라면 다들 그럴꺼예요.
그녀를 만나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동안 온갖 음식과 보약, 운동, 병원 진료까지 안해 본 게 없었는데 그 또한 저에겐 첫 경험이었지요. 오랜 기다린 끝에 만난 딸은 임신소양증, 불면증, 입덧을 종합선물셋트로 주더라구요. 태어나면 다 좋아지겠지?했던 저의 기대는 하루도 채 되기 전에 무너졌죠. 임신 증상은 예고편이었던거죠. 신생아가 하루 4시간을 겨우 잠들고, 아토피는 얼굴을 다 덮을만큼 심각했고, 수유하는 것도 너무 힘들더라구요. 아토피 덕에 여름엔 에어컨 켜고 두툼한 겨울 이불을 덮고 잤고, 겨울엔 난방을 할 수 없어 신랑이랑 둘이 꽁꽁 얼어죽을 뻔 했어요. 하지만 그것도 뭐 별 거 아니었더라구요.
이제는 사람이 되었구나~ 했는데 예민보스 우리 딸은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네요. 키즈카페에 가면 엄마가 편하다구요? 글쎄요. 전 더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도 했죠. 아이들의 적응기간은 한 달인거죠? 같은 학교에서 학년과 반만 달라지는데 해마다 한 달은 묵비권을 하는 거 뭐 때문인거죠? 이 아이에겐 늘 물음표가 따라다녔고, 그녀를 이해하고 싶어서 온갖 육아서적과 심리서까지 안 읽어본 책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젠 표정만 보아도 알고,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걸 해줄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안심했더니 사춘기가 찾아왔네요.
그녀와 함께 하는 저의 하루하루는 늘 첫 경험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아요. 어떤 때에는 너무 설레기도 하고, 가끔은 두렵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정말 행복한 것 같아 사랑이 충만해지기도 해요. 앞으로 또 어떤 게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 이 아이를 통해서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게 엄마니까요. 여전히 내게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그녀지만, 절대 손절할 수 없는 여자예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니까요.
내겐 너무 멋진 그녀들
by. 최 선 희
화성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결성 된 퍼실 탐사대!
어느덧 2년 차인 우리들은 정규교육과정을 거쳐 후속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나의 처음 시작은 회의를 잘 하고 싶은 호기심이었다. 그렇지만 만남이 지속될수록 또 다른 그녀들의 매력에 마음을 위로받고 다음 모임을 기대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우리들을 느낀다. 비록 지금은 독수리 5자매의 조촐한 소모임이 되었지만 각양각색의 개성 강한 우리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 애쓴다.
작년 가을쯤 우리꽃 식물원으로 소풍을 갔다. 퍼실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한 결과물이었다. 포틀럭으로 각자 하나씩만 준비해오기로 했건만 모두가 두 가지 이상을 준비한 모습에 한참을 배신이라며 서로 웃었다. 무엇보다 따뜻한 시어머니 찬스로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마치 이바지 음식을 차린듯한 정성스런 3단찬합은 잊을 수 없는 기쁨과 감사함을 선물했다.
함께 웃고 즐기며 우리들은 지금도 그렇게 만남을 이어간다. 우리들의 만남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 비록 아무도 모르지만 그렇게 즐거우면 됐다고. 서로 보고 싶으면 됐다고. 굳이 꼭 목적이나 결과물이 없어도 괜찮다고. 우린 오늘도 그렇게 서로를 다독이며 오늘의 하루를 감사함으로 마무리한다.
이*희 선생님~♡ 깡이의 출산을 축하드립니다!!
- 다음글 [농촌균형발전프로젝트] 양감면 생활문화배달부 양성 과정 24.06.28
- 이전글[2024 주민제안공모사업] 선정공동체 '걸어서마을속으로' 현장 모니터링 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