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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을회관은 신분당선 동천역 코앞에 있다. 오고 가는 사람이 쉽게 책방 문턱을 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역 근처에 문을 열었다.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을회관은 신분당선 동천역 코앞에 있다. 오고 가는 사람이 쉽게 책방 문턱을 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역 근처에 문을 열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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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이라고 하면 으레 한적한 마을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있는 독립서점 '마을회관'은 이 같은 편견을 깨트린 곳이다. 크고 작은 기업이 모여 있는 지식산업센터가 있는 대형 오피스텔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여러 회사가 줄지어 있는 복도를 따라 가니 '마을회관'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이 보였다. 마치 다른 세계가 나온다고 예고하듯 거대하고 무거워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잔잔한 선율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비현실적인 공간 같았다. 숫자가 가득한 현실에서 탈피해 책과 음악,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비현실적인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윤요한 대표. 그는 "더 비현실적이 곳이 되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라며 마을회관을 소개했다.

마을 주민의 소통 공간

미국·유럽에서 오랜 시간 음악 공부를 하다 온 윤 대표는 급격하게 변한 국내 모습에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단다. 모든 것을 숫자화한 자본주의가 깊숙하게 깔린 사회를 보고 낯설었다는 그는 함께 사는 공동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쿠바 여행을 하는데, 대문을 열고 생활하더라고요. 마을 주민이 서로의 집을 왕래하면서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사는 곳에도 편하게 왕래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마을회관은 이 같은 생각으로 2019년 9월 문을 열었다. 서가에는 공동체 등의 주제를 담은 인문·철학 서적을 비롯해 음악 관련 책 등이 꽂혀 있다. 일부러 역세권에 위치한 이유도 마을 사람이 오고가다가 편히 방문했으면 해서다.
 
마을회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소규모 독서모임'을 열고 있다.
 마을회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소규모 독서모임'을 열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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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는 사람은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커피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 값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저는 뭐든 다 값을 매기고 이에 맞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불편하더라고요. 무료로 드리면 책방에 또 오게 되고 그럼 관계를 맺으면서 공동체도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윤 대표의 지인은 이런 그를 이해타산을 따지지 못하는 바보라고 한다.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보니 임대료도 만만찮아 올 초 서점 문을 닫을 생각도 했단다. 

"한 익명의 기부자가 기부액을 계좌에 보내주셨더라고요. 그걸 보고 이곳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초심을 되찾았습니다." 

마을회관 운영의 원동력을 찾은 윤 대표는 코로나19 여건에 맞는 여러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달에는 채린 작가의 '공주의 반격'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종종 음악회도 열 생각이란다.  

"동네 주민분이 마실 오듯이 오셔서 편히 쉬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만큼은 상업적이지 않은 곳, 그냥 앉아 있기 좋은 곳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LP 턴테이블부터 필름카메라 등 곳곳에 아날로그 감성이 숨 쉬고 있는 듯하다. 마을회관은 화~금요일은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2시~9시까지 운영하며 일, 월요일은 쉰다.(문의 031-778-6280)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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